Page 29 - Demo
P. 29


                                    중처법 시행 이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처벌 중심 접근의 한계 중처법은 재해 예방보다는 처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안전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보다는 처벌을 피하기 위한 문서 작성이나 형식적 대응에 집중하게 만든다. 재해 예방의 본질은 시스템 개선과 안전 문화를 구축하는 데 있지만, 이러한 중요한 활동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현실이다. 행정 자원의 왜곡 처벌 중심의 법 집행은 행정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든다. 수사와 처벌에 지나치게 많은 자원이 투입되면서 예방 관리와 같은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은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 결국, 사회 전반적으로 고비용 저효율의 안전 관리 체계가 조성되고 있다. 안전보건 관련 컨설팅이나 ISO 심사를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서류가 너무나 많고 무엇부터 보관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지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안전관리의 우선순위가 현장의 안전관리 보다는 서류 중심의 관리가 더 중요시되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안전의 상업화와 부익부 빈익빈 법의 모호성과 강력한 처벌 규정은 안전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엉터리 컨설팅, 형식적 심사, 대형 로펌 중심의 법률 시장 독점 등이 안전 관리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중소기업과 취약한 현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며, 안전을 위한 균형 있는 접근을 방해하고 있다. 현재의 중처법은 대기업은 실효성 있게 관리할 수 있다고 하지만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대응이 가능한지가 의문이 든다. 제대로 된 안전보건관리는 사고 원인 규명을 명확히 하고 개선해야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중처법은 사고 원인 규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처벌에만 집중하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방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에는 소홀하게 되어 재해 예방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잃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사고 원인 조사와 개선 활동은 안전 역량 강화의 핵심이지만, 현재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안전의 본질: 법적 규제만으로 충분한가?중처법은 규제를 통해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법 위반 시 처벌을 명확히 한다. 그러나 규제와 처벌이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은 여러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적 제재가 중요한 예방책이 될 수는 있지만, 이는 문제 발생 후의 대응일 뿐이다. 우리는 안전 혁신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안전은 단순히 법적 책임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행복을 중심으로 작업 환경을 설계하고 유지하는 데 있다. 이는 기업의 경영 철학과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다.1) 간과된 요소 1 : 교육과 실천의 부재재해 예방의 첫걸음은 안전 의식을 고취하고 이를 실천하는 데 있다. 제조현장과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사고는 불안전한 행동이나 작업 절차에 대한 미숙지로 인해 발생한다. 하지만 안전 교육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단기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안전의 중요성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KOHA 법과 경영29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