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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성이라면 화살로 과녁의 정중앙을 맞추는 것을 상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알고 있는 정답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말하는 정밀성(precision)을 의미합니다. 암검진에서의 정확성이란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을 얼마나 잘 맞추는가’의 문제입니다.그래서 암 검진의 정확성은 질병이 있다면 질병이 있다고 맞출 수 있는 능력(민감도)과 질병이 없다면 절병이 없다고 맞출 수 있는 능력(특이도)을 모두 고려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100% 정확성을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민감도를 얻기 위해 기준을 완화하면 특이도가 낮아지고, 특이도를 얻기 위해 기준을 높이면 민감도가 낮아집니다. 상충관계(trade off)입니다.저선량흉부시티 촬영을 하여 폐에서 종괴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만으로는 종괴가 앞으로 계속 커져나가서 암이 될지, 더 이상 커지지 않고 별 영향을 주지 않을 종괴인지 완전하게 구분하지 못합니다. 저선량흉부시티로 이 폐암을 놓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흉부방사선검사가 단면의 영상인데 비해 저선량흉부시티는 3차원 영상을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즉 작은 암은 놓치기 쉬운 흉부방사선검사에 비해 저선량흉부시티는 3mm 짜리 결절도 감별하는 우수한 민감도를 갖습니다. 그러나 저선량흉부시티는 폐암이 아닌 다양한 병변을 구분하지 못한 채, 폐암의 후보군으로 올려놓을 뿐입니다. 즉 폐암이 아닌 것을 아니라고 구분해 내는 능력(특이도)는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폐암검진은 민감도가 높은 저선량 흉부시티라는 검사로 암의 후보군을 모으는 것이고, 이후 그 중에서 진짜 암을 걸러내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비유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바다에서 오징어를 잡고 싶어 합니다. 오징어는 주광성 동물입니다. 빛이 있으면 모여들죠. 오징어를 잡기 위해 배에 집어등을 켜놓고 그물을 내립니다. 몰려오는 어류들을 그물로 끌어올리면, 다양한 종류의 주광성 어류들이 함께 잡힙니다. 어부는 그물을 끌어올린 후, 숙련된 어부가 오징어를 선별해 냅니다. 저선량흉부시티에서 결절이나 종괴가 발견되면 의사는 숙련된 경험에 따라 암일 가능성이 있는 종괴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합니다. 필요하다면 3개월 정도 관찰해보고 종괴가 커지는지를 봅니다. 악성가능성이 높아 보이면 곧바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이라는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 검사의 결과 폐암일 가능성이 더 커지면, 조직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암세포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낮은 특이도를 극복합니다.검진으로 인해 유해성그렇다면, 조직검사가 가장 좋은 검사방법이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바로 유해성 때문입니다. 조직검사를 하려면 갈비뼈 사이로 바늘을 넣거나,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종괴의 조직을 떼어냅니다. 폐에 기흉이나 출혈이 생길 수 있는 위험한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비용도 많이 들지만, 환자는 힘든 과정도 거쳐야 하고, 드물기는 하지만 검사과정에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당연히 건강검진에서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그럼 양성자방출단층촬영은 어떨까요? 일단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방사성동위원KOHA 특집21